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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정체 불명의 거석 문화’ 유적지 소개

by 탐험가 대장 2025. 7. 5.

고대 인류가 남긴 유산 중에서도 ‘거석 문화’는 가장 신비롭고도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수십 톤에 이르는 돌을 기계 없이 운반하고, 정교하게 다듬어 규칙적으로 배치한 유적들은 현대인의 상식을 초월하는 기술력과 정신세계를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유적들이 서로 전혀 다른 문명권, 다른 대륙에서 유사한 시기에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인류는 어떻게 그러한 물리적 한계를 극복했으며, 왜 이런 거석을 남겼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세계 각지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미스터리 거석 유적들을 소개하고, 각각의 특징과 미해결 의문점을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1. 영국 스톤헨지

영국 윌트셔 평원에 위치한 스톤헨지는 기원전 3000년에서 2000년 사이에 세워졌다고 추정되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거석 유적입니다. 현재 남아 있는 원형 구조물은 약 4미터 높이의 사암 기둥과 이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받침돌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두 개의 원형 구조와 하나의 말굽형 구조가 교차하는 형태입니다. 특히 여름과 겨울 지점 시 태양의 위치와 정확히 일치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고대 천문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유력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거대한 돌들이 웨일스에서 수십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 채석되었다는 점입니다. 당시에 바퀴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던 시기에 어떻게 수십 톤에 달하는 돌을 먼 거리에서 운반하고, 정교하게 세웠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술적 설명이 부족합니다. 일부 학자들은 빙하 이동설, 나무 롤러설 등을 제시하지만, 모두 일정 부분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도 스톤헨지는 수많은 학자와 신비주의자,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현대 고고학의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2. 프랑스 카르낙의 정렬된 돌기둥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카르낙(Carnac) 지역에는 약 3,000개 이상의 거대한 돌기둥들이 수 킬로미터에 걸쳐 줄지어 서 있습니다. 이 돌들은 ‘메갈리트’라고 불리며, 기원전 4500년에서 3300년경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일반적인 무덤이나 제단과는 달리 하나의 구조물로 묶이지 않고 일렬로 끝없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정렬이 천문학적인 배치라는 주장이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이 돌기둥들은 태양과 달의 주기, 별의 이동 경로에 따라 배치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고대 농경 사회에서 계절의 변화를 측정하기 위한 일종의 달력 역할을 했다는 설도 제기됩니다. 그러나 정확한 목적이나 의미는 문헌 자료가 전무한 탓에 여전히 수수께끼입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거석들이 로마 병사들이 저주를 받아 돌이 되었다는 전설도 전해집니다.

 

3. 페루 삭사이와만

페루 쿠스코 인근 해발 3700미터 고지대에 위치한 삭사이와만(Sacsayhuamán)은 잉카 제국의 뛰어난 석조 건축술을 보여주는 유적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거석 배치 방식으로 유명합니다. 이곳에는 최대 무게 120톤에 달하는 석재들이 지그재그 형태의 방벽을 이루며, 아무런 접착제 없이 놀라운 정밀도로 맞물려 있습니다. 심지어 돌 사이에 칼날이나 종이조차 들어가지 않을 만큼 빈틈이 없어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삭사이와만의 또 다른 미스터리는 ‘돌 다듬기’입니다. 잉카인들은 금속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바퀴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처럼 정교하게 맞춰진 석재가 어떤 방식으로 가공되고 이동되었는지는 지금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물을 이용해 돌을 부드럽게 만든 후 다듬었을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희박합니다. 삭사이와만은 단순한 요새가 아닌, 종교적 제의와 관련된 신성한 장소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4. 폴리네시아 나누 마달

미크로네시아의 폰페이 섬 인근 바다에는 약 1000년 전 건설된 ‘나누 마달(Nan Madol)’이라는 수상 거석 도시가 있습니다. 이곳은 바다 위에 현무암 돌기둥을 정교하게 쌓아 만든 약 90여 개의 인공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섬은 종교 의식, 왕궁, 사무 공간 등으로 쓰였다고 전해집니다. 이 거대한 도시의 건설은 현대 건축 기술로도 쉽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견고하게 설계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 돌들이 바닷속에서 채취된 무거운 현무암이라는 사실입니다. 일부 돌은 무게가 25톤 이상이며, 바다 위에 안정적으로 지탱되도록 수중 구조까지 고려해 설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선진 문명이나 기계 없이 가능했는가에 대해서는 학자들조차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초자연적 힘이나 외계 존재가 관여했다는 전설이 지금도 전해지고 있으며, 이곳은 현대 고고학계에서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미스터리 중 하나로 꼽힙니다.

 

5. 터키 괴베클리 테페

1994년 터키 남동부에서 발견된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는 거석 문화의 기원을 뒤흔든 유적입니다. 기원전 9600년경에 세워졌다는 이 신전은,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기도 전인 수렵-채집 시기에 건설되었으며, 현재까지 발견된 거석 유적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유적은 5~6미터 높이의 T자형 석주들이 원형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그 표면에는 동물, 인간, 추상 기호 등의 정교한 부조가 새겨져 있습니다.

괴베클리 테페는 단순한 제단이 아니라 고대 종교 의식의 중심지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이 유적은 도시가 생기기 전, 인류가 ‘신을 위한 장소’를 먼저 건설했다는 가설을 지지하는 강력한 증거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무거운 석주들을 어떻게 운반하고 세웠는지, 정교한 조각술은 어떤 도구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며, 이 유적이 왜 갑자기 땅속에 묻혀 보존되었는지도 미스터리입니다.

 

인류는 왜 거석을 세웠을까?

거석 유적은 단순히 물리적인 구조물이 아니라, 고대인의 정신세계, 우주관, 집단의식, 기술력까지 모두를 집약한 상징입니다. 이들이 왜 그렇게 무거운 돌을 굳이 옮기고 세우려 했는가에 대한 물음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제사를 위한 공간, 천문학적 관측소, 권력의 상징, 또는 문명의 지적 성취를 남기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없는 ‘미지성’이야말로 거석 문화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요?

 

미스터리를 품은 이 유적들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역사를 탐험하고, 인간 존재의 본질을 돌아보게 하는 창문이기도 합니다. 직접 이 장소들을 찾아가 고대인들의 발자취를 밟아본다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문명과의 연결고리를 더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기에 더욱 빛나는, 거석 문화의 신비 속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